주요 그룹 총수들이 방미길에 올라 이번 주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다. 교착 상태에 놓인 한·미 관세 협상에 민간 차원에서 힘을 보태는 동시에 거대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사업 ‘스타게이트’를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회동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별장으로 알려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리조트(Mar-a-Lago)에서 열린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에게 미국 방문을 제안했다.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가 핵심 의제로 떠오른 만큼, 김동관 한화 부회장도 방미길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재계 총수들의 일정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방미 일정과 겹친다. 김 실장과 김 장관은 16일 한·미 관세협상 후속 논의를 위해 워싱턴DC를 방문한다. 한미는 3500억 달러 규모인 대미 투자 펀드의 조성 방식과 운용 방안을 두고 의견을 조율 중이다. 지난 8월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재계 총수들이 미국을 방문해 양국 관세 협상에 힘을 보탠 바 있다.
이번 방미의 또다른 핵심 의제는 대규모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다. 손 회장은 오픈AI(OpenAI), 오라클(Oracle) 등과 함께 합작사를 설립해 향후 4년간 4000억 달러(약 729조원) 이상을 투자,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국내 주요 그룹들이 반도체·전력 및 자본 등 협력 방안을 보다 구체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이날 일본 도쿄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한·미·일 경제대화(TED)’에 참석한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손 회장과 만나기도 했다.
이들은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러라고는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곳이다. 이곳에서 재계 총수들과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 및 골프 일정이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민관이 협상 진전을 위해 총력전에 나선 양상”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재계 총수와 트럼프 동반 일정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